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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내린 옛집 뒷마루 앉아
겨울 햇살 비스듬히 메주콩을 가려낸다
보리밥 삶는 냄새
대나무 바구니 기둥에 걸린다
잔치상 한가운데 누구도 손대지 않는
맑고 가난한 동치미 한 그릇
엄마는 꽃이 되었을까
고사리 같은 그리움 지문으로 찍힌다
옛 마당 뜰
여느 해처럼 목단꽃 피어
엄마 냄새 맡는 오후가 지고 있다
(그림 : 김영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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