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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흠 - 막걸리 통 한가위 달시(詩)/시(詩) 2022. 4. 6. 21:24
술이 둘째라면 세상 서럽다고 하던 나주아짐
조그마한 키에 굵은 주름이 훈장인
둥그스름한 얼굴이 붉어지면
집 마당서 달 보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동네 아짐들
저 여편네가 또 지랄한다고 하면서도
먼저 간 양반이 그리워 그런다고 혀를 차고는 했다
이앙기가 못다 심은 모 사이를 때우고
피사리하고
나락을 베고 나면 짚가리 훑어 이삭 줍고
집터에 심은 검정콩 메주콩 타작만큼이나
술 좋아하더니
지난해부터 추석이면
달무리 두레 방석에 앉아
두 내외 말술을 나누고 있다
(그림 : 심만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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