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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 한 폭의 시선시(詩)/시(詩) 2021. 10. 11. 10:17
입추에서 날아온 전언이
바람의 결을 읽으며
순한 들국에 앉는다
더운 공기 찬 공기
바람은 계절을 여는 열쇠
서늘한 공기가 가을 입구를 연다
창밖의 뒤척임은
유리창에 다색 무늬로 와닿고
새 계절이 야외를 물들이면
한 폭의 시선에 마음이 흔들린다
마른 잎을 선율로 바꾸는 바람
가을이여 멀리 가지 말아요
그리운 날엔, 갈피에 끼워둔 시간을
만질 거예요
나무에 머물던 빛은
고엽을 안고 타인처럼 흩어지고
사색의 몰락을 밟으며
그늘 없는 나무 아래를
쓸쓸히 걷는다
(그림 : 안모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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