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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는 꽃잎들 바라보면
맨몸으로 비를 견디며 알 품고 있는
어미 새 같다
안간힘도
고달픈 집념도 아닌 것으로
그저 살아서 거두어야 할 안팎이라는 듯
아득하게 빗물에 머리를 묻고
부리를 쉬는
흰 새
저 몸이 다 아파서 죽고 나야
무덤처럼 둥근 열매가
허공에 집을 얻는다
(그림 : 박애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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