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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비어 있던
빈 방 벽지에
무인도 같은 얼룩이 졌습니다
이 방을 머물렀던 이의
섬처럼 살아온 흔적입니다흠, 때, 그림, 무늬
살며 가지게 되는
얼룩의 이름들사는 동안 우리는 누군가에게
지우고픈 흠이나 때였을까
남기고픈 그림이며
무늬였을까요(그림 : 변응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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