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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 때로는 물길도 운다시(詩)/시(詩) 2020. 11. 29. 14:17
냇가에 앉아 물소리 듣는다
물소리에 귀가 열리고 귀가 젖는다
물길이 돌부리에 걸린다
풀뿌리에 걸린다
걸린 물길 빙-빙 원 그리며 포말이 된다
물길도 순리만은 아니었구나
이 지상의 길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밀려나고 밀어내는 등(背) 뒤편 같은 것,
오늘 이 봄, 냇가에 앉아
물길도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소리 없는 소리로 울며 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림 : 강민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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