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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육체를 벗어나듯
국화는
계절의 절정에서
목숨을 초월할 줄 안다.
지상의 사물이 조각으로,
굳어 있는 조각이 그림으로,
틀에 끼인 그림이 음악으로,
음악이 드디어 하늘로, 하늘로
비상하듯
국화는
하늘이 가장 높고 푸르른 날을 택하여
자신을 던진다.
서릿발 싸늘한 칼날에도 굴하지 않고
뿜어 올리는
그 향기.(그림 : 김경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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