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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연 - 우울이란 말을 들으면 가슴에 우물이 들어찬다시(詩)/시(詩) 2020. 11. 14. 22:25
넘칠 듯 찰랑거리는 우물
그 많은 물들이 모두 눈물이었다면 믿을까
여러 번 그 속으로 발을 들여놓고 싶었다면
깊은 물속에서 철렁이는 자국들
퍼내도 퍼내도 사라지지 않는 흔적들
먼 할머니의 낡은 두레박 같은 이야기
다만, 우물도 마를 수 있다는 것
잔잔한 봄바람이 그 골을 스쳐 가면
꽃잎 열 듯 바닥까지 햇볕도 받아 보고
차오르는 우울보다 빠르게
손도 흔들어 보고 싶었다(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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