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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산 - 남상(濫觴)시(詩)/시(詩) 2020. 9. 1. 12:07
뜨락, 저만큼 홀로 핀 꽃은 꽃이 아니다
애처로운 허리를 쓰다듬으며 생각 끝에 꺾어든 꽃도 꽃이 아니다
갈증에 떨며 손아귀에서 시드는 꽃도 꽃은 아니다
햇살 속에 버려진 꽃, 그것도 꽃은 아니다
꽃을 버린 빈손과 허전하게 남은 온기.
그것도 꽃은 아니다. 꽃과 빈손의 거리
팽팽하게 떨려오는 자유, 그게 비로소 꽃이 아닐까
남상(濫觴) : 사물의 맨 처음. 기원. 술잔이 뜰 정도로 적은 물. 양자강 같은 큰 강도 근원을 따라 올라가면 잔을 띄울 만한 가는 물줄기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 시초나 근원. 荀子(순자) 子道篇(자도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남상’을 ‘잔을 담근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사물의 맨 처음이나 기원, 시초나 근원을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말에는 ‘효시(嚆矢), 元祖(원조), 鼻祖 (비조)’ 등이 있다.
(그림 : 김혜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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