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재국 - 장미여행 1시(詩)/시(詩) 2020. 8. 13. 18:44
장미의 형상과 빛깔과 향기 사이를
여행하는 교통수단이 없다
그래서
나는,
붉음 하나를 꼭 찝어서
손발을 제거하고
입과 귀와 눈을 틀어막고
그저 콧속에 몸을 지그시 들이 미는 것이다
핸들의 형상을 지우고 바퀴의 빛깔을 지우고
단박에 목적지에 도달 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이곳이나 저곳이나
세상의 사실은 다 두려운 것이므로
현실과 사실을 흥정하는 지금의 값은,
내 육체의
쓸쓸함을 아는 것으로 지불 되는 것이다
환불 필요 없이 그냥 그렇게
돌아 갈 길을 잊으려고
목적지에 닫는 것이다
(그림 : 조안석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홍준 - 샐비어 (0) 2020.08.14 배연수 - 편견 (0) 2020.08.14 문덕수 - 계단 (0) 2020.08.13 엄재국 - 장미여행 2 (0) 2020.08.13 엄재국 - 찌그러진 밥통 (0) 202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