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자 - 돌미나리시(詩)/시(詩) 2020. 8. 11. 18:12
돌미나리는 돌미나리
물결이 일어섰다 주저앉는 곳이라면
잘 자랍니다
속눈썹 파르르 떨고 있는 돌미나리의 이마
가지런한 푸른 이빨을 내보이면
그땐 소풍 가는 날
돌미나리는 노을과 섞이지 않아
샘물 맛이 난다고 합니다
돌미나리에 붙어 자라는 거머리들
얇은 그림자를 말리고 삽니다
물방개와
개구리와 물뱀의 소란을 머금은
돌미나리,
뜯기며 산다는 것을 모릅니다
다만 돌미나리는
물비린내를 피우고 여울을 감고 삽니다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인 - 여수 집 (0) 2020.08.12 김유석 - 올봄에도 해야 할 일들 (0) 2020.08.11 최서림 - 아버지 소 (0) 2020.08.11 전순복 - 사탕과 사랑 사이 (0) 2020.08.10 강영은 - 검은 호수 (0) 202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