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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 먼지의 꿈시(詩)/정호승 2020. 6. 30. 21:15
지는 흙이 되는 것이 꿈이다.
봄의 흙이 되어 보리밭이 되거나
구근이 잠든 화분의 흙이 되어
한송이 수선화를 피워 올리는 것이 꿈이다
먼지는 비록 끝없이 지하철을 떠돈다 할지라도
내려앉아
더 낮은 데까지 내려앉아
지하철을 탄 사람들의 밥이 되는 것이 꿈이다.
공복의 출근길에 승객들 틈에 끼여
먼지가 밥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그림 : 오효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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