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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안 사구에 갯메꽃 두어 송이
태초의 전설 안고 산맥을 건너온
저 여린
분홍 입술이
바다에 틈을 낸다
한나절 개화 위해 움켜잡은 모래톱엔
혓바늘 돋아난 옛사랑이 넘실대고
미답의
문 여는 나비
꽃잎이 일렁인다
섬이 된 사내가 한 번쯤 다녀간 자리
무심한 파도소리 또렷하게 귀에 닿자
저 혼자
발그레해지다
고개 숙인 손편지
(그림 : 한순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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