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아직도 기회가 있다는 말
단단해 보이는 벽도 천천히 녹아들다보면
온통 적실 수 있다는 말
봄이 온다는 것은
그 한 줌의 입김들이 모여
두터운 얼음벽을 녹였다는 것
세상이 온통 어둡고
숨이 막힐 듯 바람이 세차면
바위를 뚫고 피어난 저 가냘픈 잡풀을 보리라
바위 밑에 깔린 풀 하나
돌멩이를 치우니
허리 휜 잡초가 튀어나왔다
틈새가 사라지니
이제 막 봄이 도착했다
(그림 : 김지환 화백)
Yoshimata Ryo - Between Calm And Passion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용악 - 하나씩의 별 (0) 2020.04.18 이애리 - 그대는 봄 (0) 2020.04.17 성윤석 - 사월 (0) 2020.04.13 노수옥 - 봄엔 다 그래요 (0) 2020.04.11 노수옥 - 가웃 (0) 2020.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