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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옥근 - 해파랑 길을 걷다
    시(詩)/시(詩) 2020. 1. 10. 09:57

     

    바다 쪽으로 몸을 기울인
    바닷가 소나무들은
    사철 귀가 시퍼렇다
    살아보자
    살아보자
    기슭을 핥는 차가운 혓바닥에
    파도는 늘 혓바늘이 돋고
    이기대 해파랑 길을 걸으면서
    내 몸도
    바다 쪽으로 기울어진다


    무슨 말을 하는지
    농바위 앞에서
    검은 가마우지 몇 마리
    지는 해에 숨을 고르고
    나도 잠시 숨을 고르고


    물길처럼 쉽게 닫혀버린
    그 사람과 나를 생각한다
    생각이 다르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보는 것이 다르다
    듣는 것이 다르다


    다르다 다르다 다르다
    파도는 쉬지않고
    나를 핥고
    내 귀도 시퍼래진다

    이기대(二妓臺) : 부산광역시남구 용호동에 있는 명승이다.

    장산봉(225m)에서 바다에 면하여 절경을 이룬 곳으로 대부분 험준한 지형이나, 이기대 자리는 바다에 접한 평평한 암반이 있다.

    이 바위 반석은 남해를 바라보는 전망 경관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이기대의 지명은 『동래영지』에 수록되어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수영성을 함락시키고는 이곳에서 축하잔치를 베풀었는데

    수영의 기녀 두 사람이 술 취한 왜장과 함께 물 속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데에서 지명이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그림 : 최수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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