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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어깨위로 내리는
정갈한 슬픔이고 싶었습니다
송이송이 눈꽃사연
밤새 온몸 적시면
그날밤엔 내가 먼저
산짐승처럼 목놓아 울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산다는 게
언제나 내 맘 같을 수만은 없는 것을
결국 나보다 먼저
울음을 터드린 그대의 삶
정말이지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우린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며
울기 위해 만난지도 모르는 것을
누가 먼저 울고
나중에 울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대 생각하는 밤마다
두고두고
첫눈이 내립니다
(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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