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달웅 - 들꽃 이름시(詩)/권달웅 2019. 12. 6. 14:57
우리네 산에 들에는 하늘을 찌를 듯 키 큰 나무들도 많지만
풀벌레와 같이 자라는 키 작은 들꽃들은 더욱 많습니다.
바람 부는 날 바람 따라 산에 들에 피는 들꽃 이름을 불러보면
오래 소식 끊긴 친구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비비추 더워지기 으아리 진득찰 바위손 소리쟁이
매듭풀 절굿대 노랑하눌타리 딱지꽃 모시대 애기똥풀 개불알꽃
며느리배꼽 꿩의 다리 노루오줌 도꼬마리 엉겅퀴 민들레 질경이
둥굴레 속새 잔대 고들빼기 꽃다지 바늘고사리 애기원추리 곰취 개미취…
덕팔이 다남이 점순이 간난이 끝순이 귀돌이 쇠돌이 개똥이 쌍점이 복실이…
불러보면 볼수록 정겨운 들꽃 이름들 속에서 순박했던 코흘리개들이 웃습니다.
(그림 : 박희욱 화백)
'시(詩) > 권달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권달웅 - 설중매 (0) 2019.12.06 권달웅 - 속리산 오르는 길 (0) 2019.12.06 권달웅 - 청량산 굴참나무숲 (0) 2019.12.06 권달웅 - 애기똥풀 꽃의 웃음 (0) 2019.12.06 권달웅 - 먼 왕십리 (0) 201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