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밤에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그건 배고픈 은수달이
달을 갉아먹는 소리
잘 익은 수박을 깨트려 먹는 소리
올무를 들고 숨어 있는
열네살 소년의 심장 소리
달밤에 첨벙 첨벙 소리가 들린다
그건 날치가 비늘 번쩍이며
달빛 탐하여 뛰어오르는 소리
바람결에 부서지는 은빛 파도 소리
달밤에 어디선가
퉁소 소리 들린다
대밭 사이 굴렁쇠 굴리며 달려가는
열사흘 달님을 따라
(그림 : 이동섭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근상 - 턱으로 말할 나이 (0) 2019.11.28 육근상 - 면벽(面壁) (0) 2019.11.28 오명현 - 봄동 (0) 2019.11.27 조현정 - 별다방 미쓰리 (0) 2019.11.26 나상국 - 구절초 필 때면 (0) 201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