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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때가 되었다
다 괜찮아
가랑잎이 뚜욱
외마디 지르고 떨어져 구른다
저 허허로운
감탄사들!!!
가을은
날개를 다는 계절
잎사귀도 마른 나뭇가지도
다 익은 열매도
어딘가를 향하여
비로소 날아갈 때
툭, 이맛전을 박으며
온몸으로 뛰어내리는
도토리 잣송이로
뜰은 어지럽다
다람쥐는
볼이 통통하니
먹이를 나르기에 바쁘다
모두 다
본향으로 향하는
저 허름하고
구부정하니 쓸쓸한
허수아비 뒷모습
가을은
남는 자들과
떠나는 이들의 열기로
후끈하고 안쓰럽다
빈 자리 텅 깊어갈수록
황홀토록 슬프게 타오르는
노을강 가
지금 여기!(그림 : 신재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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