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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신 - 하조대 연가
    시(詩)/시(詩) 2019. 11. 23. 09:35

     

    백 년을 거슬러 바다를 살던 새,

    허기 채우던 곁눈 한 톨 죄만스러웠는지

    저 돌섬에 부려 놓았다

    벼랑에 발목을 묻고 허공에 빈손 빌어 바다만 바라보다

    해송이라 이름 얻었으리,

    가끔은 해무에 기척도 지우고 말벗으로 다녀가던

    해풍을 단애로 품어 뼛속까지 드는 고독에

    휜 등골을 절경이라 불렸으니,

    그대에게 기대 파도가 울고

    그대에게 기대 동해가 눈 뜨고

    그대에게 뱃사람 노래가 드났다

    접질린 삶의 환(患)도 그대 앞에선 사치였으니 진부 지나

    대관령 고갯마루 바튼 숨 차 오른다고 서슬 퍼런 성정 벼려

    절망이나 욕망에 실망을 구걸하지 않으련다

    갯비린내 질척이는 주문진 장터거리 말짱 도루묵구이

    요기 한 술 등 데우고

    남빛 스란치마 잔주름 접어 은비령 내린천 돌아드는 7번 국도

    금빛 백사장 풍경 한끝은 생(生)의 먼 외곽이 아니었다

    하조대(河趙台)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에 있는 경승지.

    하씨집안의 총각과 조씨집안의 처녀 사이의 사랑에 얽힌 이야기에서 하조대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며,

    고려 말에 하륜()과 조준()이 숨어산 곳이어서 명칭이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그림 : 이동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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