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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 마라
살아간다는 것은
홀로서기를 배워 가는 것이다
잠시 삶에서 어깨 기댈
사람이 있어 행복하였지
그 어깨 거두어 갔다고
서러워 마라
만남과 이별은
본래 한 몸이라
엊그제 보름달이
눈썹으로 걸려있다
더러는 쓰라린 소금 몇 방울
인생의 참 맛을 일러 주더라
외로움이
강물처럼 사무칠 때에는
산기슭 외딴 무덤가
허리 굽어 홀로 피어 있는
할미꽃을 보라
이른 봄 꽃샘추위 서럽더라도
담담히
인고(忍苦)의 강을 건너는
허리 굽어도 아름다운
할미꽃을 보라.
(그림 : 황제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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