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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 - 베이스(Bass)시(詩)/시(詩) 2019. 11. 8. 12:41
당신은 음표 없는 악보수집가
고요한 심장을 베이스에 깔고
어스름 저녁이면 검게 엎드린 밤의 모서리로
허밍처럼 사라지는 사람
찾지 않으면 영원히 찾을 수 없어
속내를 알 수 없는 변방
가령 아래 덧 줄과 덧 칸을 서성이는 고음 불가다
술잔을 흔드는 저 달빛과
바닥이 드러나 본 적 없는 허공은
당신의 유일한 연민
삶과 절대 불협화음인 저음부기호
잠결에 벗겨진 불콰한 가면의 다중인격이다
비몽사몽 뒹굴다 음표 없는 악보로 발성되는
되돌이표
아득히 들려오는 저음의 방백 사이로
지난 동월의 수의 같은 바람이 불어오면
여전히 당신은 전생을 말아 움켜쥔 낮은음자리표
기억의 태엽이 바투 암호화될 때
어쩌자고 나는
잠정적 아버지를 닮아가려 하는가
(그림 : 차명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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