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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나 - 시르렁둥당 서부렁섭적시(詩)/시(詩) 2019. 10. 13. 12:41
양달 돋은 장독간
오글자글 잉걸빛깔 햇장이 익는다
둥시감 멀리 흥건하고
실금 간 소금단지 아랫녘
나직한 줄띠문 중두리엔
곰상곰상 멸치젓
돌죽담 맷돌호박 두리두리 여물고
고샅머리 석류나무엔 참새 떼가
오구작작 오구작작 재잘거린다
봉사꽃 피었다가 지는 자리
다복다복 계관화 돌레돌레 두릅꽃
애기재기 금송화 새하얀 구절초
헛간 비름빡 모지랑호미 말라가고
으밀아밀 누룩뱀이 허물을 벗고
타래쇠 사슬문고리 틈으로 찌르라미 소리가
시르렁둥당 서부렁섭적
시르렁둥당: 현악기를 흥겹게 타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서부렁섭적 : 별로 힘들지 않게 선뜻 건너뛰거나 올라서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둥시감 : 크기가 작고 공처럼 둥근 감. 곶감을 만들기에 적당하다.
줄띠문 : 옹기 문양의 하나.
(그림 : 조창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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