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주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시(詩)/시(詩) 2019. 8. 26. 14:28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 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하고 가자.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손을 맞잡고 가자.
열이면 열 천이면 천 생사를 같이 하자.
둘이라도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 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 주자.
고개 너머 마을에서 목마르면 쉬었다 가자.
서산 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시련의 길 하얀 길
가로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그림 : 김봉준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명순 - 허수아비 (0) 2019.08.27 김남주 - 지는 잎새 쌓이거든 (0) 2019.08.26 김남주 - 오늘 하루 (0) 2019.08.26 김남주 - 창살에 햇살이 (0) 2019.08.26 김남주 - 어머니의 밥상 (0) 2019.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