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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 백중사리시(詩)/고영민 2019. 8. 14. 12:17
삶이 문득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밀물
바닷물의 높이가 가장 높은 사리 무렵,
강은 제 높이로 흐르려 하나 바다가
강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삶도 밤낮의 달과 태양 같아
인력, 그 이유 없이 잡아당기는 힘으로
달과 태양이 같은 방향으로 놓이는
그믐녘과 또 만월엔
너와 와 한 방향이거나 서로 어긋나
어느 한날, 괜스레 섧고 흘러넘쳐라
바다가 강에게 말을 걸어올 때,
사리 중에서도 수위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차오르는 강심(江心)을 더듬어
흘러넘쳐도 자꾸만 넘쳐오르는
강둑, 유적(遺跡)의 토사를
몇 번이고 눈물로 넘겨 삼켜야 한다
백중사리 : 해수면의 조차가 연중 최대로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달과 태양과 지구의 위치가 일직선상에 있으면서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운 거리(근지점, perigee)에 있을 때 발생되며,
그 시기는 음력 7월 15일(백중) 전후로 3~4일간 평소보다 바닷물의 높이가 최대로 높아지게 된다.
백중사리는 조석 주기와 근지점의 주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년 중 음력 7월 보름 전후에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림 : 조선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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