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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지
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3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스무 살 뒷모습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지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그림 : 이기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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