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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독한지 땅개라는 별명으로 살더니
아랫집 살며 밤낮으로 어지간히 괴롭히더니
가뭄 길어진 날 입원했다며 전화 왔습니다
지가 하지 못하고 아들 시켜 다 죽어가는 소리로 왔습니다
즈 집 앞 지나려면 통행세 내야 한다고
50년 전 뜯긴 5원 꼭 받아내야지 올라간 것인데
호랭이 물어갈 년 아프지나 말든가
아이고, 쌍눔시키 난 이렇게 늙었는디 하나도 안 늙었네
얘기 듣던 젊은 여자 호호호 밖으로 나가니
작은며느리랍니다
요새 이런 며느리 어디 있느냐 문틀 놓아둔
난(蘭) 잎에 말 건네자 금방 목이 멥니다
조금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빗소리로 훌쩍입니다
곡우(穀雨) :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 곡우(穀雨)는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경으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한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그림 : 안창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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