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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 정처 없는 건들거림이여시(詩)/허수경 2019. 5. 8. 08:38
저 풀들이 저 나뭇잎들이 건들거린다
더불어 바람도
바람도 건들거리며 정처없이
또 어디론가를…
넌 이미 봄을 살았더냐
다 받아내며 아픈 저 정처없는 건들거림
난 이미 불량해서 휘파람 휘익
까딱거리며 내 접면인 세계도 이미 불량해서 휘이익
미간을 오므려 가늘게 저 해는 가늘고
비춰내는 것들도 이미 둥글게 가늘어져
둥글게 휜 길에서 불량하게
아픈 저 정처 없는 건들거림
더불어 바람도
또 어디론가를…
(그림 : 송금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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