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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 나는 너에게시(詩)/정호승 2019. 2. 6. 12:23
겨울비 오는 날
나는 너의 빈 손을 잡고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겨울비 내리는 사막 위를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 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를 찾는데
너는 지금 어느 길
어느 하늘 아래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 손을 잡고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그림 : 한천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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