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승 - 희망의 밤길시(詩)/정호승 2018. 6. 22. 09:11
희망은 무섭다희망은 있어도 희망은 무섭다
길을 가다가 길을 잃을 때
길의 손끝이 내 목덜미를 낚아챌 때
희망의 밤길은 무섭다
절망의 밤길보다 더 무섭다
어디로 가야 하나
달도 뜨지 않고
가로등도 다 꺼진 밤길에
나에게 아직 사용하지 않은 인생은 남아 있는가
나누어주어야 할 사랑은 남아 있는가
절망은 희망을 딛고 서 있지만
희망은 무엇을 딛고 서 있는가
아직 걸어가지 않은 밤길이 남아 있어도
희망은 무섭다
절망보다 더 무섭다
절망의 희망을 용서하기는 쉬워도
희망의 절망을 용서하기는 어렵다(그림 : 양유연 화백)
'시(詩) > 정호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호승 - 나는 너에게 (0) 2019.02.06 정호승 - 세족식(洗足式)을 위하여 (0) 2018.07.24 정호승 - 바닷가에 대하여 (0) 2018.02.07 정호승 - 가을꽃 (0) 2017.09.21 정호승 - 아버지들 (0) 201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