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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 한낮 산책시(詩)/박남준 2018. 11. 6. 10:56
별들도 낡아지는걸 뭐
부쩍 시큰거리는 무릎 위안하며
겨울 햇볕 따라나선다
풍전낙하의 까치밥 위태롭게 붉은 편지가
누구에게 다급한 송신을 하는가
감나무 가지들 전깃줄을 타닥이며 문자를 보내네
한때 나도 저 전언을 해독하고는 했는데
돌무더기 서낭 옆 서어나무 당산에
마을의 안녕을 새겼을 북어가 매달렸다
이제 아무도 북어에게서
동해바다를 읽지 않으리라
북어 한 마리면 소주가 몇 병일까
심심파적을 어림 놓아보다가
물소리가 가까워질수록
햇살이 흰 명주 목도리처럼
맑고 푸른 겨울 산책길(그림 : 홍경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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