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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명 - 탱자나무시(詩)/시(詩) 2018. 9. 22. 09:58
맨봄에 가시를 두른 탱자나무
겨우내 꽁꽁 언 앙가슴 펼쳐
설화(雪花)로 빚은 청순한 나비가 앉았던 자리에
노랗게 가을이 영글었다.
바람과 볕이 가시 사이를 비집고
시디신 향기 덧대어
감치는 개금(改金)
늦가을, 밤 귀뚜라미
시린 적요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농익은 가을이 절룩거리면
창천은 저만큼 멀어져만 간다.
한천에 몸과 맘을 헹궈서
으스러지게 안기고만 싶은데
가시로 빚은 멀고먼 향기여
개금(改金) : 불상(佛像)에 금칠을 다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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