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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 한 그루마다
감 하나씩 달아놓겠습니다
아버지,
감 열매가 몇 백 원, 몇 천 원
아무리 비쌀지언정 참 좋은 놈 한 개
따지 않고 그냥 두겠습니다
집 뒤 지나는 까치 있어
굳이 까치 아니라 까마귀라도
배고프면 잠시 앉아 쉬면서
먹고 갈 높이에 그대로 매달아 놓겠습니다
겨울이 온다는
문자 메시지 한 줄 없이
갑자기 추워진 요즈음
도시에 부모 없이 외롭게 크는 아이에게도
까치밥만한 탐스러운 어린이밥 필요하겠습니다
(그림 : 이창효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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