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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 네 잠의 눈썹시(詩)/허수경 2018. 9. 5. 00:16
네 얼굴
아릿하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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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얼굴의 눈썹은 밀물과 썰물의 무늬,
하릴없이 달은 몸자국을 안았구나
달눈썹에 얽힌 거미는
어스름한 잎맥을 그냥, 세월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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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여인아
얼마나 오랫동안 이 달, 이 어린 비, 이 어린 밤동안
어제의 흉터 같은 당신은 이불을 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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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별의 손은 너를 배웅했다
그 저녁, 울던 태양은 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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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에 맺힌 한 모금 속
한 사람의 꽃흉터에 비추어진 편지는
오래된 잠의 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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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없어 끝 없던 다정한 사람아
네가 나에게는 울 일이었나 나는 물었다
아니, 라고 그대 눈썹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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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썹의 사람아,
어릿하네,
미안하다
(그림 : 류영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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