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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라 - 바람이 휘어지면시(詩)/이사라 2018. 8. 19. 22:06
바람이 분다
내가 알던 내 목소리가 날라간다
내 얼굴이 날라간다
내 얼굴 내 목소리를
진실로 내가 모르니 그러니
여지껏
나는 다른 눈으로 나를 보았지
다른 목소리로 나를 들었지
이렇게 내가 휘어질 줄 모르는 세상 살면서
돌아오지 않는 얼굴
목소리
날마다 그리워하는데
바람이 휘어지면 그 때
바람 안에 있는 내가
나를 만날 것이니
바람이 휘어지지 않으면
내가 없을 것이니
나를 더듬고 만지는 바람이
휘어지는 날이 곧 오리니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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