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4번 플랫홈에서 부산행 고속열차를 기다리다가 발견한
화강암에 새긴 서울발 이정표 조각물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음각되어 있다
내가 오늘 가려는 부산까지 441 킬로미터
목포까지 414 킬로미터
강릉까지 374 킬로미터
그런데 평양까지는 겨우 260 킬로미터로 표시되어 있다
인천까지는 38킬로미터인데
내가 살고 있는 일산에서 개성까지는 더 가까울 것이다
부산보다 조금 더 먼 신의주가 496 킬로미터
나진은 부산 가는 거리보다 두 배 더 먼 943 킬로미터이다
그렇더라도 고속열차로 간다면 6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다
내가 못 가본 저곳들은 얼른 가보고 싶은 곳들이다
대동강 건너 신의주에서 국경을 넘어 이베리아반도까지
나진을 거쳐 광활한 시베리아를 지나 북해의 어디쯤에 닿고 싶다
어느 날 배낭을 꾸려서 떠났다가
몇날 며칠을 묵으며 깨끗한 술 한 잔 하고 돌아오고 싶은 곳이다(그림 : 양종석 화백)
'시(詩) > 공광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광규 - 늙어가는 함바집 (0) 2019.03.26 공광규 - 이달봉 (0) 2018.06.09 공광규 - 미루나무 (0) 2018.05.24 공광규 - 대전역 가락국수 (0) 2018.04.08 공광규 - 외도 (0) 201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