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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휘 - 안목
    시(詩)/심재휘 2018. 1. 9. 09:56

     

    경포보다 안목이 나는 좋았지

    늦가을까지 걸어 안목에 마침내 안목에 가면

    수전증을 오래 앓은 희망이

    쏟을 듯 쏟아질 듯 자판기 커피를 빼어 들고

    오래 묵은 파도 소리가 여전히 다정해서 좋았지

     

    경포 횟집 거리를 지나

    초당 순두부 집들을 지나 더 가물거리는 곳

    해송 숲의 주인 없는 무덤을 지날 때처럼

    늦어도 미안하지 않은 안목에서는

    바다로 막 들어가는 강물이

    지는 해를 돌아볼 줄 알아서 좋았지

    숨겨둔 여인이 있을 것 같고

    그조차 흉이 될 것 같지 않은 곳

     

    마른바람 속에서 팔 벌리기를 하고

    멀리 경포의 불빛을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은

    더이상 골똘히 궁근 그 안목은

    이제 없는 거지

    막횟집도 칼국숫집도 다 사라지고

    커피 거리로 이름을 날리는 저기 저 안목은

    안목()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14번길

    견소동에 위치한 길이 500m, 2만㎡의 백사장이 있는 안목해변은 가족단위 피서객이 즐기기 적합한 곳이다.

    안목은 남대천 하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항진에서 송정으로 가는 마을 앞에 있는 길목이라는 뜻에서 생긴 말이며

    견소는 남대천에서 흐르는 물이 바다로 빠지는데 죽도봉에서 바다로 흐르는 물을 내려다보면 물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여 견조(見潮)라 썼다고 한다.

    그 뒤 일본인들이 견조를 발음하기 쉬운 견소라 했다. 

    (그림 : 차일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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