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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 -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시(詩)/시(詩) 2017. 12. 11. 00:18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당신은 다섯시에서 여덟시까지
안개를 지켜보았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강물을 내려다 본 것뿐인데
컵 속의 물이 얇게 얼어 있었지
철로는 어느 선(線)이든 조금씩 더러웠네
11월은 당신의 기억 속에 영원할 것이네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먼데서 얼크러진 길들이 천천히 다가왔으나
어느 길이든 상관은 없었네
철로는 어느 선(線)이든 조금씩 더러웠네
당신은 다섯시에서 여덟시까지
안개를 지켜보았지
이제 당신은 종이컵을 구기고
신문지를 접어드네
11월은 당신의 기억 속에 영원할 것이네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일곱시 사십분이거나, 여덟시 이십분이었어도
상관은 없었네,
단지 조금 이르거나 늦은 개찰일 뿐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11월은 당신의 기억 속에 영원할 것이네
아무도 그걸 기억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이곳에 있었다는 것도
안개가 다섯시에서 여덟시까지
당신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도Mikis Theodorakis의 To Treno Fevgi Stis Okto(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노래 가사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11월은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인용
(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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