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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 집에 못 가다시(詩)/정희성 2017. 12. 4. 20:59
어린 시절 나는 머리가 펄펄 끓어도
애들이 나 없이 저희끼리만 공부할까봐
결석을 못했다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주인 여자가
어머 저는 애들이 저만 빼놓고 재미있게 놀까봐
결석을 못했는데요 하고 깔깔댄다
늙어 별 볼일 없는 나는
요즘 그 집에 가서 자주 술을 마시는데
나 없는 사이에 친구들이 내 욕할까봐 일찍 집에도 못 간다
(그림 : 김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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