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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 춘양 가는 길시(詩)/이은봉 2017. 7. 12. 21:06
더는 참을 수 없어
오월에는 고인돌도 꽃을 피우지
고인돌이 제 가슴에
남몰래 피워올리는
연보랏빛 제비꽃 따라
춘양 가는 길
봄볕 너무 밝아
오월에는 꾀꼬리도 꽃을 피우지
꾀꼬리가 산골짜기에
은근히 감춰 피우는
병아리빛 붓꽃 따라
춘양 가는 길
길 위에 서면
꽃들의 보조개 너무 어지러워
가슴 활짝 열고
숨 고르고 다듬어야 하지
문득 이 세상
텅, 비어 올지라도
초록 잎새들 아주 환해
이 봄에는 당신의 마음
자꾸만 들떠오르지
걸음걸음 고인돌 밟고
불어오는 바람 따라
춘양 가는 길.
춘양 :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
(그림 : 안모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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