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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 몸관악기시(詩)/공광규 2017. 6. 23. 17:15
뒤축이 다 닳은 구두가
살이 부러진 우산을 들고 퇴근한다
당신의 창의력이 너무 늙었어요!
나이 어린 사장의 말이 뼈아프다
망가진 우산에서 쏟아지는 빗물이
슬픔의 나이를 참으라고 참아야 한다고
기운 어깨를 다독거린다
너, 계속 이렇게 살거야?
심란한 비바람이
넥타이를 움켜잡고 흔들어댄다
빗물이 들이치는 낡은 포장마차 안
술에 젖은 몸관악기가
악보 없이 운다
(그림 : 이순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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