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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택 - 강천산에 갈라네
    시(詩)/김용택 2017. 5. 31. 20:12

     

    유월이 오면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갈라네
    때동나무 하얀 꽃들이
    작은 초롱불처럼 불을 밝히면
    환한 때동나무 아래 나는 들라네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가면
    산딸나무 꽃도 있다네
    아, 푸르른 잎사귀들이여
    그 푸르른 잎사귀 위에
    층층이 별처럼 얹혀
    세상에 귀를 기울인 꽃잎들이여
    강천산에 진달래꽃 때문에 봄이 옳더니
    강천산에 산딸나무 산딸꽃 때문에
    강천산 유월이 옳다네


    바위 사이를 돌아
    흰 자갈 위로 흐르는 물위에
    하얀 꽃잎처럼 떠서
    나도 이 세상에 귀를 열 수 있다면
    눈을 뜰 수 있다면
    이 세상 짐을 다 짊어지고
    나 혼자라도 나는 강천산에 들라네


    이 세상이 다 그르더라도
    이 세상이 다 옳은 강천산
    때동나무 꽃 아래 가만가만 들어서서
    도랑물 건너 산딸나무 꽃을 볼라네
    꽃잎이 가만가만 물위에 떨어져서 세상으로 제 얼굴을 찾아가는 강천산에
    나는 들라네

    강천산(山) :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과 전라남도 담양군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 583.7m이다.

    원래는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용천산()이라 불렸다.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기도 한다.

    1981년 1월 7일 한국 최초의 군립공원(순창군)으로 지정되었다.

    (그림 : 김희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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