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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 찔레꽃 꽃덤불시(詩)/김용택 2017. 5. 31. 20:08
아직도
촉촉하게 젖은 눈을
너는 찾지 못했느냐
하얀 찔레꽃이 진다
지는 찔레꽃잎을 따라
어둠 속을 향해 가는 우리들의 손은 얼마나 짧으냐
하얗게 기운 너의 한쪽 어깨가
어둔 강물에 젖는다
인생은,
사랑은,
때로 너무 쓸쓸해서 더는 걸을 수가 없구나
더는 걸을 수 없을 때
너는 술잔을 앞에 놓고 흔들린다
덧없이 흘러가는 봄밤이 외로워
한없이 흔들린다
술잔에 어른거리는
불빛들도 어디에 가 닿지 못해 술잔에 부딪쳐 떨며
사라진다
울지 말거라
울지 말거라
꽃이 지는 찔레나무 찔레꽃 하얀 꽃덤불처럼
가는 봄날을 울지 말거라(그림 : 한희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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