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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 그 여자, 기왓장 같은 여자시(詩)/이은봉 2017. 4. 26. 23:27
맵디매운 두부두루치기 백반을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다.
리어카에서 파는 헐값의 검정 비닐구두 잘도 어울리던,반주로 마신 몇 잔의 소주에도 쉽게 취하던,
마침내 암소를 끌고 가 썩은 사과를 바꿔 와도 좋다던,
맨몸으로도 좋다던 여자가 있었다.
한때는 자랑스럽게 고문진보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여자, 그 여자
기왓장 같은 여자장독대 같은 여자
두부두루치기 같은 여자맵고 짠 여자
가 있었다 어쩌다 내 품에 안기면 푸드득 잠들던 여자가 있었다.신살구를 잘도 먹어치우던, 지금은 된장찌개 곧잘 끓이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자…
(그림 : 박화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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