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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교 - 수유리(水踰里)에 살면서시(詩)/박시교 2017. 4. 16. 16:23
수유리에 살면서 내 가장 즐거운 날은
밤새 비 내려서 계곡물 넘치는 때
그 소리 종일 들으며 귀를 씻는 일입니다
어떤 때는 귀 혼자서 고향 냇가 다녀도 오고
파도소리 그립다며 동해 나들이도 즐기지만
이날은 두 귀 하나 되어 꼼짝도 않습니다
수유리에 살면서 안빈(安貧)이란 옛말을
새록새록 곱씹을 때도 바로 이런 날입니다
당신도 들었으면 해요, 귀 씻는 저 물소리
(그림 : 강민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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