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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 겨우살이시(詩)/고영민 2017. 2. 27. 23:16
겨우 사는 식물이 있는데
먹이를 찾아 날아온 새가 자신을 쪼면
부리에 붙어버리는
씨앗을 떼어내느라
부리를 나뭇가지에 비비면
나뭇가지에 붙어버리는
죽자사자 붙어버리는
식물이 있는데
참나무에 붙으면 참나무에
팽나무에 붙으면 팽나무에
밤나무에 붙으면 밤나무에
뿌리를 내리는
남의 나무줄기에 근근 뿌리를 박아
물을 얻어먹으며 살아가는
여름철엔 그늘에 가려 자라지 못하다가
나뭇잎이 떨어지면 그제야
작은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는
식물이 있는데
추운 겨울, 푸른 가지에 노란 열매를
오들오들 떨면서 맺는
식물이 있는데겨우살이 : 단향과의 식물이다. 학명은 Viscum album var. coloratum이다.
다른 나무에 기생해서 자라며 스스로 광합성을 하기도 해서 반기생식물이라고 한다.
자신의 광합성으로는 부족해서 숙주에게서 물이나 양분의 일부를 빼앗아 이용하는 것이다.
팽나무, 배나무, 밤나무, 느릅나무에 붙어 살며 참나무속에 가장 많이 붙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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