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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 - 하얀 눈 푸른 물시(詩)/김광규 2017. 1. 13. 15:04
바닷가에 함박눈 밤새껏 내려
아침 풍경 온 세상이
하얀 땅 푸른 바다
모래톱에 무릎까지 쌓인 새하얀 눈
코끝이 싸해질 만큼 짙푸른 바다
인적 없는 해변에 혼자 남긴
발자국
하늘과 땅과 물과 바람이 온통
한 사람을 위한 풍경으로
얼어붙는 순간
몰려오다가 멈춘 파도 소리
들려오기도 전에 알아들은 듯
색깔은 바래가지만
살았던 시간 속에 뚜렷이 찍혀
이제는 되풀이될 수 없는
아까운 배경
하얀 눈 푸른 물
(그림 : 김세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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