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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부제 큰일에 푸마씨 음석으로는
주로 단술, 잡채, 묵 같은 거로 했는데
그 중에 묵을 기중 마이 했다
묵이 마시실라카마
첫째로 묵은 차바야 한다
묵이 떠뜨무리하기나 미적지건하마
그 묵은 못 씬다
두째로 묵은 탱글탱글 야물어야 한다
(묵을 썰라꼬 칼을 묵에다 갔다댔을 때
묵이 너무 야물어 가주고 칼이 한 발이나
우로 팅기오리마 그 묵이 채곤기다)
끝으로 묵맛은 양념장이
받쳐 줘야 하는 것이다
저렁에다가 다진 마늘,
맵싹한 고치가리를 풀고
창지름이 두어 빠알
자청파를 쫑쫑 썰어 넣어마 그마이다
이 오동지섣달에 이가 시리도록
찬 묵사발을 퍼먹는데
어쩌다가 양념장에서 자청파의 하얀
뿌리이 쪽, 한 쪽이 어금니에 씹힐라치면
알싸한 파향이 입안 가득 번지민서
연두빛의 봄날을 서너 달은 앞댕기는 것이다
(사진 : 미쉘맘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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