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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 황혼 노래시(詩)/이기철 2016. 5. 28. 23:18
저물어 도착한 곳이 그대 집이다
마른 풀이 서걱이는 곳간이라도
그대는 쉬이 편안에 당도할 수 있을 것이다
송아지들이 남긴 발자국이 그대를 안내하면
<황혼이여,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하라
아직 못 따라온 오후가 강을 건너느라
옷자락을 물에 적시고 있을 것이니
마음을 데우는 것이 노래만이 아님을
은빛살의 햇볕을 보면 심히 알리라
겨울강이 언제 스스로 몸푼 적 있느냐
깍지 낀 손 놓지 않아도 완강한 그의 마음
읽을 수 있어서 겨울강이니
어서 가라, 반 촉의 등불과
가끔은 살랑이는 동풍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은 황혼(그림 : 이영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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