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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웅 - 북항(北港)시(詩)/권대웅 2016. 4. 17. 00:28
목련이 핀다
꽃 속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정박해 있던 배가 하늘로 떠난다
깊고 깊은 저 먼
꽃의 바다눈이 내리고 눈이 쌓여
오도가도 못 하는 마을에
백발(白髮)의 노모가 혼자 저녁을 짓는다들창 너머 목련나무로 배가 들어온다
겨우내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말이 터진다.나무에 수없이 내리는 닻
저 구름 너머에서 들어오는 배와
통음(通音)하던 하얀 눈송이들이
펑펑 운다떠나는 곳이 있고 돌아오는 것이 있지만
이 세상에 항구는 단 하나다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
봄 항구에 꽃이 핀다(그림 : 이외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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